1.
<인간 본성의 법칙>을 읽기 시작했다. 근래 읽은 책 중에 가장 재밌고 유익하다. 제목대로 다양한 인간 본성을 사례를 통해 적나라하게 이야기하는 책이다. 인생을 살며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만나게 되는데 이 책에 대부분의 유형이 정리되어 있다. 어떤 구절을 읽으면 속이 시원해지고 어떤 구절을 읽으면 부끄러워진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많은 것을 깨닫게 되는 책이다.
2.
스타트업 창업을 시작한지 100일 정도 지났다. 한 명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넘어서 사업가이자 리더로 변모하고 있다. 창업 전 다양한 창업가들의 이야기를 읽었는데 누군가는 창업이 너무 힘들다고 했다. 그런데 난 아직까지는 너무 재밌다. 아직 밥을 안 굶어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온전히 스스로의 힘으로 모든 것을 일구어 나가는 과정이 즐겁다.
모든 것을 혼자서 할 수는 없고 좋은 동료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함께 일하는 동료를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는 아무나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그 동료들로부터 선택 받을 수 있는 것도 엄청난 행운이다.
맹목적 낙관주의자가 되진 않을 것이다. 결국 좋은 팀은 좋은 성과로 증명된다. 하지만 조급함은 없다. 좋은 선택의 누적합은 좋은 결과로 귀결될 것이기 때문에 매순간 최선을 다해 최고의 선택을 하면 된다. 속력 보다는 속도가 중요하다.
3.
달리기를 시작했다. 매우 천천히 뛴다. 멋있게 포장하면 LSD(long slow distance) 훈련법 또는 Zone 2 훈련법이다. 가끔씩 쌩하고 지나쳐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보면 전력질주로 추월하고 싶은 충동이 든다. 하지만 꾹 참고 목표대로 달린다.
예전에는 뭔가를 시작하면 빠르게 결과가 나오길 바랐다. 초반에 미친듯이 노력하다가 금방 지쳐서 흥미를 잃곤 했다. 행동력이 뛰어나지만 끈기는 다소 부족했다. 운이 좋아서 빠르게 성과를 내기 시작했던 적도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진짜 큰 성공은 아주 천천히 온다. 그래서 요즘엔 무리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왜냐하면 내일도 다음 주에도 그리고 내년에도 달릴 것이기 때문이다. 다치지 않기 위해 계획대로 차근차근 달린다.
잘 달리기 위해서는 혈액 내의 산소 운반 능력이 올라가야 한다. 마음만 앞선다고 결코 잘 달릴 수 없다. 먼저 잘 달릴 수 있는 몸으로 바뀌어야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