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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6월 3주차

1.
<넥스트 라이즈>라는 스타트업 행사에 참여했다. 어떤 목적의 행사인지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많은 기업과 VC들이 참여한다는 사실만 듣고 무작정 찾아갔다. 급하게 만든 명함을 돌리고, 티셔츠 앞뒤로 새로 만든 웹 서비스의 홍보물을 출력해서 붙였다. 거의 모든 부스를 돌며 다양한 방식으로 B2B SaaS 영업을 시도했다. 무작정 명함과 홍보물을 전달해보기도 하고, 홍보 중인 제품에 관심 있는 사람인척 설명을 듣기도 했고, 우리 제품 이야기를 넌지시 던져보기도 했다.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한 가장 좋은 영업 방법은 ‘행사장에서는 이름과 얼굴만 알리고 연락처를 교환한 다음 행사가 끝난 후 연락하기’인 것 같다. 기본적으로 이야기를 하러 온 사람들을 갑자기 이야기 듣게 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이라 많이 서툴지만 그럼에도 참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2.
하루하루 내면이 탄탄해지는 기분이 든다. 창업을 시작한 이후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내적 성숙이 일어나고 있다. 누군가는 창업을 종합 예술이라고 부르던데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이전까지는 온전히 나만의 관점과 역량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종합적인 역학 관계를 이해하고 관리할 줄 알아야 한다. 시장과 제품의 관계, 팀원 간의 관계, 투자자와의 관계 등 사업을 구성하는데 모든 요인들이 얼기설기 얽혀있다. 오히려 개발 실력과 같은 하드스킬 보다 주변을 관찰하고 이해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을 익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직 부족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 있는 분야라서 꾸준히 발전했을 때 어떻게 될지 1년 뒤 모습이 기대된다.
3.
하고 싶은 일을 해야 끈기를 가질 수 있고 마침내 행복할 수 있다. 월급을 많이 받아도 매일매일 고통스러운 날이 있었다. 팀의 비전에 공감되지 않고 주위 동료와 관계가 원만하지 않을 때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귀중한 시간을 돈으로 팔고 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으면 사소한 문제에도 자꾸 제동이 걸린다. 기본적으로 내적 동기가 바닥났기 때문에 약간의 시련에도 금세 지친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하고 싶은 일을 해야한다. 성공은 아무도 모르는 사이 조금씩 찾아오는데 매일 찾아오는 사소한 역경을 넘어설 힘을 갖추기 위해서는 마음이 이끄는 일을 해야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쉽게 지치지 않는다. 멋있어 보이는 아이템, 요즘 트렌드인 기술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스스로 확신하는 일을 해나가면 성공의 기회는 반드시 찾아온다. 최악의 상황으로 쫄딱 망하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걸 하면 아쉬움이 없다. 만든 사람이 진심으로 동해야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계속해서 나의 신념을 믿고 묵묵히 나아갈 것이다. (끝)